키워드 목록만으로는 의도를 알 수 없습니다
키워드 목록은 무엇을 검색하는지는 알려 주지만 왜 검색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같은 낱말이라도 사람마다 알고 싶은 것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검색 의도를 다룰 때는 추상적인 분류표를 만들기보다 실제로 보이는 화면과 글의 내용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 글에서는 그 작업을 한 장짜리 워크시트로 정리하는 순서를 소개합니다.
워크시트는 칸 네 개로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 칸이 많아질수록 기록이 부담스러워져 오래 이어 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중요한 검색어 열 개 안팎만 골라 기록해 보고, 쓸모가 확인되면 범위를 넓히는 방식을 권합니다.
칸 하나, 검색 화면을 기록하기
워크시트의 첫 칸에는 검색어와 확인한 날짜, 기기를 적고 결과 화면에 어떤 종류의 페이지가 보이는지 간단히 씁니다. 안내 페이지가 많은지, 비교 글이 많은지, 지도나 질문 형태의 영역이 따로 보이는지 같은 점입니다. 화면은 시점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날짜가 없는 기록은 나중에 근거로 쓰기 어렵습니다.
이 칸은 정답을 내리는 곳이 아니라 관찰한 사실을 적는 곳입니다. 짐작은 다른 칸에 따로 적습니다.
화면을 기록할 때는 캡처 이미지를 따로 저장해 두어도 좋지만, 문서에는 눈에 띈 특징을 두세 줄의 글로 남기는 것이 나중에 검색해 찾기에 편합니다. 지나치게 세세한 묘사보다 어떤 유형의 페이지가 있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칸 둘, 가능한 목적을 두세 개로 좁히기
두 번째 칸에는 그 검색어를 입력한 사람이 가질 법한 목적을 두세 가지로 적습니다. 처음 개념을 알아보는 경우, 여러 선택지를 비교하는 경우, 이미 이용하면서 변경이나 해지 방법을 찾는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목적을 너무 많이 나열하면 글의 방향이 흐려지므로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부터 순서를 매깁니다.
이 칸은 가설이라는 점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지역이나 기기, 검색 시간대만으로 이용자의 나이나 형편, 건강 상태를 짐작해 쓰는 일은 하지 않습니다.
칸 셋, 글의 첫 문단과 대조하기
세 번째 칸에서는 우리 글을 모바일에서 열어 제목과 첫 문단이 위의 목적 가운데 어느 쪽에 답하는지 대조합니다.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요약 문장과 본문이 서로 다른 약속을 하고 있다면 둘 중 하나를 고쳐야 합니다. 행동이 필요한 안내라면 연락 방법이나 신청 경로가 필요한 자리에 있는지도 확인합니다.
같은 목적을 가진 글이 둘 이상이라면 첫 단락과 마무리를 나란히 비교해 통합할지, 제목으로 역할을 구분할지 결정합니다.
대조할 때는 읽는 사람의 위치에서 생각해 봅니다. 첫 화면 안에서 질문의 답이나 답으로 가는 길이 보이는지가 기준입니다. 한참 내려야 겨우 답이 나온다면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칸 넷, 문의 내용으로 가설 고치기
마지막 칸은 발행 뒤에 채웁니다. 개인 정보를 제외한 문의 유형을 모아 가설과 맞는지 확인합니다. 신청 장소를 모르겠다는 문의가 이어지면 행동 경로가 빠진 것이고, 용어가 어렵다는 문의가 많으면 쉬운 설명을 앞쪽으로 옮겨야 한다는 신호입니다.
가설이 틀렸다고 밝혀지는 것은 실패가 아니라 정보입니다. 틀린 부분을 기록해 두면 다음 글에서는 더 정확한 출발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수정한 뒤에는 수정한 날짜와 이유를 시트에 덧붙이고, 이후 문의가 줄었는지 일정 기간 지켜봅니다. 결과가 바로 보이지 않더라도 여러 번 같은 방식으로 확인하면 어떤 종류의 수정이 도움이 되는지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워크시트를 팀의 습관으로 만들기
워크시트를 개인 메모로 두지 말고 팀이 함께 보는 문서에 쌓아 두면 담당자가 바뀌어도 판단 근거가 남습니다. 새 글을 기획하기 전에 비슷한 검색어의 시트를 먼저 읽는 규칙만 세워도 중복 글이 줄어듭니다. 분기마다 오래된 시트를 열어 화면이 달라졌는지 다시 확인하고 글을 갱신할 때 그 기록을 근거로 삼으세요. 도구가 복잡할 필요는 없으며 같은 칸을 꾸준히 채우는 일이 핵심입니다.
시트에 적는 문장은 짧고 건조하게 유지하면 읽는 사람이 달라져도 같은 뜻으로 이해합니다. 평가가 담긴 표현보다 관찰한 사실을 적는 것이 이후 논의를 줄여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