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그림에 불편한 부위를 넓게 칠한 사람과 작은 한 곳을 표시한 사람 중 누가 더 아픈지 그림만으로 정할 수 있을까요. 경주 한방병원의 통증 안내에서 위치를 표시하는 그림을 사용한다면, 칠한 면적을 통증 강도로 바꾸어 읽지 않아야 합니다. ‘어디가 아픈가’에 대한 답을 ‘얼마나 아픈가’의 점수로 환산하려면 원래 양식이 무엇을 묻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미국 MD Anderson의 간이통증평가도구 BPI 소개는 통증의 위치, 강도와 일상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별개의 평가 영역으로 제시합니다. 여기서 참고할 점은 위치 정보와 강도 정보가 구별된다는 것입니다. 위치만 표시하라고 한 그림의 채색 면적을 세거나 선이 진한 정도를 보고 강도 점수를 만들어 내는 계산법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글은 해당 검사지의 문항이나 그림을 복제한 양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을 혼동하지 않기 위한 설명입니다.
위치를 묻는 가상의 몸 그림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한 사람은 여러 부위의 불편을 넓게 표시했고, 다른 사람은 한 지점에 강한 통증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림의 넓이만 기준으로 삼으면 두 번째 사람이 말한 강한 통증이 요약에서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작은 부위를 눈에 띄게 하려고 펜으로 여러 번 덧그린 경우도 있습니다. 굵은 표시가 작성자의 강도 표현인지, 단순히 위치를 잘 보이게 하려는 표시인지 확인하지 않고 뜻을 정해서는 안 됩니다.
같은 그림을 확대해 인쇄하면 종이 위에서 색칠된 면적도 커집니다. 하지만 확대 출력이 환자가 더 아파졌다는 새로운 관찰을 만들어 내지는 않습니다. 휴대전화로 찍은 그림을 정리할 때도 보이는 크기나 색의 진하기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강도 변화라고 기록하지 않습니다. 그림을 옮길 때 보존할 것은 환자가 표시한 부위와 작성 당시의 설명입니다. 강도를 따로 물어 답을 받았다면 그 답이 어느 질문에 속하는지도 함께 남깁니다.
다만 모든 몸 그림이 위치만 묻는다고 정할 수는 없습니다. 의료기관이 제공한 양식에 색이나 기호로 강도를 나타내라는 명시적인 안내가 있다면 그 범례를 먼저 읽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색에 별도의 뜻을 주었다면 단순한 장식으로 지우는 것도 답을 훼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안내가 없는 그림에 편집자가 나중에 ‘진한 색은 심한 통증’이라는 규칙을 붙이는 것과는 다릅니다. 다른 기관의 범례를 가져와 원래 그림을 재해석해서도 안 됩니다.
진료에서 표시 범위의 변화 자체가 설명할 가치가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전에 표시하지 않았던 곳이 불편해졌다면 그 부위와 본인이 느낀 변화를 말로 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면적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강도가 얼마나 변했는지까지 대신 답하지 않습니다. 새 증상이나 걱정되는 변화가 있는데 그림을 완성하려고 진료 문의를 미룰 필요도 없습니다. 통증 안내 글에서는 ‘표시가 넓으니 더 심하다’는 결론 대신, 위치 그림과 강도에 관한 본인의 설명을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확합니다.
근거 자료: MD Anderson Cancer Center, Brief Pain Inventory의 Assessment areas https://www.mdanderson.org/research/departments-labs-institutes/departments-divisions/symptom-research/symptom-assessment-tools/brief-pain-inventory.html (2026년 10월 4일 확인). 면적을 강도 점수로 바꾸지 않는다는 설명은 이처럼 구분된 평가 영역에 근거한 해석이며 새로운 채점 규칙이 아닙니다.